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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오키나와]소감문-김동원(철학과)
  • Category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Writer인문대학
  • Date2018-02-22 15:55:13
  • Pageview1232

오키나와 소감문 (김동원, 철학과)

다원화된 개인과 집단이라는 토대 위에서 민주주의는 피어난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내가 주인으로 대접받아야 함과 동시에, 나와 다른 ‘너’를 주인으로 섬길 수 있는 관용의 정신을 핵심으로 한다. 따라서 민주주의적인 공동체에서는 서로 다른 주체들의 통합과 분리의 문제가 언제나 그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오키나와는 이러한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구성원들 간에 공유된 역사적 기억이다. 그러나 일본이라는 국가에 있는 오키나와 현은 일본 본토(本土)와 서로 다른 역사적 기억을 가진다. 그들은 1879년 오키나와 현으로 복속되기까지 류큐(琉球)라는 이름을 가진 독립국가로서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이번 현장학습에서 서로 다른 공동체의 기억 속에서 출발한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의 갈등을 역사적 관점에서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류큐 고유의 역사인 삼산(三山) 시대의 나카구스쿠 성터도 보았고, 사쓰마번의 침략으로부터 메이지유신까지 류큐가 점차 그 주권을 빼앗기는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오키나와 그리고 일본 본토의 갈등을 이해하게 된 것은 하에바루 문화센터에서였다. 그 곳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일본과 미국의 전쟁, 그리고 일본군으로 강제징용된 오키나와 사람들의 역사를 보게 되었다. 남학생은 전투대원으로, 여학생은 간호사로 차출되고 죽어간 역사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와 너무나 비슷하게 보였다. 본토 사람들과 상처받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오키나와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이러한 갈등의 역사는 동시에 오키나와의 현재이다. 전쟁 이후, 본토와의 갈등은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로 드러났다. 일본 내 미군기지의 약 80%가 오키나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일본정부도 이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여전히 오키나와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간직하고 일본인이 아닌 오키나와 인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비록 많지는 않더라도 류큐의 독립을 요구하는 사회적 운동도 발생한다.

한국에 돌아온 나는 오키나와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서 우리 공동체의 오늘과 내일을 생각한다. 한국에는 점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공존하기 시작한다. ‘단군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로 묶어낼 수 없는 다양한 정체성들이 ‘우리’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또 공통의 기억을 가지더라도, 6.25 전쟁과 분단 이후 서로 다른 체제를 경험한 사람들도 내일은 ‘우리’가 된다. 서로 다른 정체성은 민주주의라는 체제 안에서 더 큰 우리를 구성한다. 목표는 쉽지만 그 과정은 지난하다. 이를 위하여 각종 사회적인 제도를 구상해야 하며, 때로는 다수가 소수를 위하여 희생하고 감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하다. 아무리 선의에 기반한다고 하더라도, 그 우연적 결과로 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을지 모른다. 분열은 쉽고, 통합은 어렵다. 그러나 그럴수록 서로를 주인으로서 대우하는 민주주의는 더 빛나게 된다. 오키나와의 역사와 갈등 속에서 나는 민주주의 이념이 현실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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