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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항저우] 이진준 (인문계열)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9-02-07 15:13:21
  • 조회수548

           여행을 떠나기 전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평소 저의 신조에 따라 답사할 장소들과 이와 연관된 인물들에 대해 미리 조사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흥미롭게 찾아보았던 것은 답사 둘째 날 방문할 악비묘였고 그것과 더불어 항저우가 중국 IT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이었습니다. 악비묘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악비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습니다. 그 역시 우리나라의 윤관, 이순신처럼 이민족의 침략에 대항해 중국을 지켜냈던 인물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추앙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현재 한족만이 아닌 여러 이민족과 소수민족들을 아우르고 있는 중국이 이런 민족적 영웅들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두 번째로 항저우가 IT산업의 메카라는 사실은 제가 현대 중국의 발전상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이유로, 항저우가 IT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이런 의문들을 품고 떠난 답사에서 그 이상의 것들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악비묘는 정말 큰 정원과 같이 전 안에 모셔져 있는 대형 악비 동상에서부터 길게 이어진 정원과 연못을 지나 서쪽 끝에 갖춰져 있는 악비의 봉분까지 그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또한 악비의 봉분 앞에는 악비를 죽음에 이르게 한 문신들의 동상이, 포승줄에 묶여 봉분 앞에 무릎 꿇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금과의 화친을 계획했고 이에 반대해 주전론을 펼친 악비를 살해한 재상 진회 등이었습니다. 거기서 저는 난생 처음 보는 금지 푯말을 발견했습니다. “동상에 침을 뱉지 마시오.” 설명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악비묘를 구경하러 와서 하도 그 동상들에 침을 뱉어서 관리소에서 만들어 붙여 놓은 것이었습니다. 악비는 중국인들에게 민족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동행한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악비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민족영웅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나, 중국의 역사 학계에서는 일부 악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악비가 금에 맞써 싸운 것은 맞지만, 악비는 정부의 정규군에 편입되기 보다는 하나의 군벌 세력으로서 금과의 평화협상을 하려는 송 정부에 따르지 않고 국경일대에서의 끊임없는 군사 행위를 통해 자신의 세력 보존을 꾀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역시 인문학 연구에서의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악비의 거대한 동상 앞에서 그가 실은 애민정신과 호국의식으로 충만한 영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과연 내는 기존의 정설 혹은 민족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에 비판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 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항에 내려서 본 항저우 시내는 고층 빌딩들로 빽빽한 대도시였습니다. 빌딩뿐만 아니라 대단지의 아파트와 관공서 등 거대한 규모의 현대적인 건물들이 보는 이들을 압도했습니다. 첫째 날 밤에 본 항저우국제회의센터와 항주대극장에서 펼쳐진 불빛 쇼는 이런 항저우의 발전상과 거기에 대한 중국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중국은 이제 개발도상국의 딱지를 때고 급속도로 경제 발전에 힘쓰고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항저우는 그중에서도 IT산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학생들 중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이 항저우 출신이라는 점을 알아서 마윈에 대해 미리 조사해온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본사가 항저우에 있는데 알리바바가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또한 알리바바를 필두로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아 IT 기업들이 항저우로 몰리고 있었습니다. 경주와 같은 고도였다고만 생각했던 도시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고 답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와 혹시 그 밖에도 항저우가 IT산업 발전에 유리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 지 찾아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악비묘를 보면서 역사 등 인문학 연구에 있어서 비교연구가 중요하고 기존 담론에 비판적 시각을 갖는 점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또한 기존에 알고 있던 점과 다르게 직접 답사를 하고 나니 항저우라는 도시가 중국 IT 산업의 중심지라는 또 다른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실로 아는 만큼 보인 것도 있었으나, “보고 느낀 만큼 더 알아간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뜻 깊고 의미 있는 답사였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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