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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상해]소감문-구주연(미학과)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8-08-28 16:59:03
  • 조회수839

공간의 시간적 층위를 읽어내기

낯선 공간에서 접하는 것은 무엇이든 새로운 자극이 되지만, 특히 그곳에 축적된 시간의 층위와 복잡성을 읽어내는 일이 가능하다면 특정 공간의 수평성에 담긴 역사적 깊이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하이로의 해외현장교육은 상하이의 현재와 과거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다양한 장소에의 방문, 조별 활동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지만 복단대학 니웨이 교수님의 강연 역시 매우 인상 깊었다. 니웨이 교수님의 강연은 상하이의 역사가 문화 속에서 재생산되는 양상에 주목하여 진행되었는데, 문화적 재생산은 문화정치의 영향과 당대 사람들의 인식을 반영하기에 공간에 대한 시간적 탐구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이기 때문이다.

상하이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통상항구 중 한 곳이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에 놓여 있었다. 서구 열강들로부터 새로 유입된 문화와 사상은 기존의 것들과 반목하거나 융합되어 상하이를 이루는 여러 모습들 중 하나가 되었다. 당시 상하이는 첨단 문물을 끊임없이 받아들여 중국의 제일가는 세련된 도시였지만 번화가 바깥으로 조금만 받을 내딛으면 상하이로 올라온 노동자들이 최저의 생활 조건으로 살아가는 곳이 펼쳐져 있었다. 이는 상하이가 계층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화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30년대의 한 신감각파 작가는 “상해는 지옥 위에 만들어진 천당이다”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서 식민지 시기 경성의 모습과 이를 묘사한 문학 작품들이 1900년대 초 상하이의 모습에 겹쳐졌다. 식민 수도 경성 역시 경성역, 미쓰코시 백화점과 화신 백화점 등을 위시하여 화려한 근대 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지만 그 중심부에서 조금만 벗어난 곳에서는 조선인들이 ‘토막’을 지어 살아가고 있었다. 경성의 이중성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리얼리즘 경향의 작가들뿐 아니라 박태원이나 이상 등 이른바 ‘모더니즘’으로 분류되는 작가들에게서도 이루어졌다. 모더니즘 경향의 작가들에게서도 근대의 뒷면이 발견된다는 것은 근대 그 자체가 양면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는 상하이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한때 상해는 아름답지만 끝을 알 수 없는 무서움을 함께 갖춘 도시로서 ‘마도’(魔都)라고 불리었다고 하는데, 이 이미지는 문학 등에서 매혹적이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성에게 전이되어 나타났다. 상해의 이미지를 문화적으로 대변한 팜므파탈의 등장은 오늘날 이른바 ‘상하이적(的)’이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상품포장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에까지도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로망이 일어나, 예전의 ‘마도’라는 말이 가지고 있던 의미에서 무서운 측면이 제외되고 매혹적이고 매력적인 부분만 매체에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어떻게 상하이의 과거가 사후적으로 다시 쓰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로 보였다. 과거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 사후적으로 구성되는 측면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조별 활동으로 상하이에 남겨진 한국의 독립운동 유적지를 방문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가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하게 떠올랐다. 우리가 방문한 홍더탕, 일본 해군 육전대 사령부 등의 장소는 거의 잊혀져가는 곳이었던 까닭이다. 조별 활동을 진행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도 니웨이 교수님의 강연 내용을 떠올리며 상하이의 역사와 상하이 역사의 일부로 함께 남아있는 국외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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