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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뉴욕]소감문-오세령(고고미술사학과)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8-02-21 18:00:26
  • 조회수1077

우물 밖의 세상을 마주하다 (오세령, 고고미술사학과)

학창 시절에 해외 수학경험이 전혀 없었던 나는 언제부턴가 여행이 아닌 공부를 목적으로 해외로 떠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인문대학 코어사업단에서 기획(인문데이터과학&정치, 경제, 철학 연계전공 주최)한 뉴욕 해외현장교육을 알게 되었고, 지원서를 넣어 합격해 생각보다 빨리 소소한 목표 성취의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해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원했던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다큐멘터리 ‘The Age of Big Data’를 보고 빅데이터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에 교내 빅데이터 동아리 ‘The Data Miners’에 가입해 활동하며 관련 다양한 책들을 읽고 R프로그램을 배우면서 그 개념과 적용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데이터의 양은 하루가 다르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처음 빅데이터를 접했던 3년 전과 비교할 때에도 현재의 빅데이터는 규모와 적용 범위 면에서 크게 발전하였다. 데이터과학의 발전에 따라, 관련 공부를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었으며, 또 인문학과의 통섭은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지 궁금해 ‘인문데이터과학개론’ 강의를 1학년 2학기에 수강하였다. 수업을 통해 인문학과 데이터과학의 만남은 창의적이고 때로는 실용적인 학문적 결과를 가져옴과 동시에, 현실을 보는 새롭고 더욱 편리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인문데이터과학 연계전공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때문에 데이터과학의 최전방에 서있는 뉴욕에서 데이터는 우리 삶에 어떠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는지, 직접 보며 배우고 싶었다. 또한, 인문학도로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공부에 정진할 것인지 고민해보고 싶었다.

14시간 비행을 마치고 처음 뉴욕 땅에 발을 내딛었을 때에는 너무나도 피곤했던 나머지 5박 7일의 빡빡한 일정들을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2-3개씩 저명인사들의 강연을 듣고, 유엔과 구글, 컬럼비아 대학교 등을 방문하기도 한다. 사실 여행으로만 오면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들이기 때문에 1분 1초를 소중히 여기며 의미 있게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첫째 날은 자유의 여신상 관광 위주로 일정이 짜여졌다. 지하철을 타고 South Ferry 역으로 이동했는데, 지하철은 이번 교육 내내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한 교통수단이었다. 뉴욕 교통 상황은 사실상 마비이다. 차로 이동하려 하면 약속시간을 절대 맞추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주로 지하철로 이동하는데, 그 시설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정말 열악하다. 스크린도어도 구비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고, 지하 특유의 하수구 냄새와 꾀죄죄함이 공존한다. 하지만 나는 각 나라에서 그 나라만의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했다. Ferry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멀리서나마 만났는데, 긴 시간 비행에 너무 지쳤던 나머지 사진 한 장 찍고 잠이 들고 말았다. 자유의 여신상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해 아쉬웠다. 다시 맨해튼 도심으로 돌아와 첼시 마켓에 들려 쇼핑했다. 1시간의 쇼핑을 마치고 타임스퀘어로 이동해 저녁을 먹었다. 2차원으로만 보던 타임스퀘어를 3차원으로 마주하니 벅찼고, 신기했다. 첫째 날은 장시간 비행과, 많은 이동 거리로 인해 정말 힘들었다.

둘째 날은 새벽에 눈이 와서 아침에 눈 덮인 뉴욕을 마주할 수 있었다. 아침 일정으로 UN을 방문해 김남석 UN 경제담당관님의 강연을 들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시고 다양한 직장을 다니시다 현재 UN에서 근무하시고 계신 분이셨다. 어릴 적 동경했던 UN이 하는 일과, 또 직장으로서의 그곳은 어떠한 곳인지에 대한 자세하고 실질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점심을 먹고, 초반 일정 중에 가장 기대했었던 VR World를 방문했다. 굉장히 넓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 규모가 작아 실망했다. 10여 분의 간단한 가상현실 설명을 듣고 카드를 받아 VR 체험을 시작했다. 오픈소스 프로그램 중에 'BLENDER'와 'UNITY'라는 두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누구나 쉽게 가상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는데, 무척 신기해서 기회와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 그런데, 체험을 하라고 나누어 준 카드가 거의 작동하지 않아 카운터에서 새로 고침 작업을 하느라 거의 20분을 잡아먹었다. 매우 짧은 시간이 주어져 그렇지 않아도 별로 못 즐기는데 카드까지 말썽이어서 유감이었다. 결국 체험은 하나밖에 즐기지 못하였다. KITA에서 들은 두 번째 강연은 Peter Hwang의 ‘미국/글로벌 경제’였다. 내용 자체가 많이 생소하고 어려워서 이해하기 살짝 어려웠다. 경제학개론 수업을 들어서 경제 관련 기본 지식을 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녁 일정은 우리 조 사람들과 타임스퀘어에서 쇼핑하면서 보냈다.

셋째 날의 오전 일정은 Columbia University에서 Kathryn Harrigan 교수님의 ‘How firms grow’ 강연을 듣는 것이었다. 기업의 인수와 합병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경영학에도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Columbia University의 학식은 정말 대단했다. 뷔페식이었는데 하나같이 모두 맛있었다. 점심을 학식으로 해결하고, 잠깐 대성당에 들려 관광한 뒤, 버스를 타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으로 향했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박물관이어서 그 규모가 대단했다. 하지만 그림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보려고 했고, 꽂히는 작품 앞에서는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려 해서인지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 자유 시간에 한 번 더 방문하기로 했다. 오후 강연은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강연자 Scott Amyx께서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 않아 좋았다. 강연이 끝나고 창의성과 감정을 과연 사람과 똑같이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완벽한 재현은 불가능할 것이며 재현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여러 경우의 수의 조합으로 무한대의 경우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그것이 유의미한 창의성이며 감정일까라고 답변해주셨다. 결국 창의성과 감정의 영역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인 것이다. 저녁 일정으로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관람했다.

넷째 날 오전에는 김동석 이사님께서 강의해주신 ‘트럼프와 미국 정치’와 뉴욕 주 하원의원께서 강의해주신 ‘뉴욕 주의 정치’ 두 개의 강연을 들으며 거시적, 미시적으로 미국의 정치에 대해 배웠다. 첫 번째 강연은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청년 지식인층으로서 부정할 수 없는 세계의 중심인 미국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보다 비판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책임 의식을 일깨워 주었다. 한국 언론을 맹신해서는 절대 안 되며 나만의 가치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상황 판단과 올바른 시대정신의 함양이 병행되어야 한다. 새삼 책임감의 무게가 좀 무겁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강연도 직접 뉴욕의 정치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원에게 생생하게 그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후에는 센트럴파크를 각자 관광하고 KITA로 다시 이동해 Andy Sul 매니저님의 미국 금융 산업과 투자 전망에 대해 강연을 들었다.

다섯째 날은 오전 일정이 비교적 늦게 시작하는 날이어서 아침 일찍 호텔 근처의 더 하이 웨이를 다녀왔다. 무척 추운 날씨였지만 하늘이 맑고 공기가 좋아 뉴욕의 아침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오전 강연은 ERA 스타트업 기업에서 들었다. 스타트업의 99%는 실패한다던데, 성공한 1퍼센트의 CEO를 마주하니 참 대단한 사람임을 느꼈다. 그리고 카이스트에서 인턴으로 파견되어 일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나와 학번 차이가 정말 얼마 나지 않아 놀랐다. 서울대에도 머지않아 그 기회가 열린다고 하는데 내가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몇 개나 될까. 인문학도로서의 미래를 한 번 더 진지하게 고찰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점심에는 뉴욕주립대학교로 이동해 2개의 강연을 연달아 들었다. 조경현 교수와 Sam Bowman의 ‘자연언어처리’을 주제로 한 강연들이었다. 생소한 분야였지만, 그것이 전혀 생소하지 않고 내가 일상생활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었던 기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뉴욕 구글 본사로 이동해 투어를 했다. 확실히 대기업은 대기업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언젠가는 꼭 한 번 정직원으로서 당당하게 일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구글 방문을 짧게 마치고 우리는 뉴욕현대미술관으로 이동해 전시를 관람했다. 사람이 너무 많고 시끄러워서 작품 하나하나 깊게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마지막 날은 자유시간이어서 친구와 함께 소호 거리에서 쇼핑하고, 다시 가고 싶었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방문했다. 그 때 급하게 지나쳤던 작품들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고, 아예 가보지 못했던 전시관도 가보며 뉴욕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뉴욕 현장교육은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지 알게 해주었고, 이렇게 큰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더 큰 목표를 세우고, 그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하나의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내게 우물 밖의 세상을 마주하며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또 더 나아가 여러 진로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경영과 경제 분야에는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 기업 탐방 기회를 통해서 그 분야도 충분한 매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도 꼭 참여하여 넓은 세상을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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