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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계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워싱턴D.C.] 엄의섭(언어학과)
  • Category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Writer인문대학
  • Date2018-12-18 18:31:49
  • Pageview284

 미국에서의 6박 간의 여행은 몇 주에 걸친 연수로 느껴질 만큼 밀도 있는 현장학습이었습니다. 초강대국이자 이론의 여지 없이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는 나라 미국, 세계에서 최초로 근대 공화국을 건설한 공동체의 수도로 가는 연수였기에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고, 그 기대를 훨씬 뛰어 넘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보았던 이미지들은 한 시민으로서의 제 생각에 많은 영감을 주었고 앞으로의 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다양한 문제의식들을 던져주었습니다.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아프리칸 어메리칸 박물관 관람은 특히 저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현대 사회가 가장 야만적으로 행동했던 시기이자 휴머니즘이라는 이념이 르네상스 시기에 등장한 이래로 가장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억되는 유대인 학살의 현장을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과, 성소수자들, 그리고 장애인들이 당했던 피해는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참혹한 것이었고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전시 프로그램은 그 잔혹함과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이 박물관의 전시가 피해사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단 사실이었습니다. 박물관은 홀로코스트가 단순한 광기가 아닌 현대정치와 사회의 작동원리가 도출해낸 결과물이라는 점을 매우 정확하게 집어주고 있었습니다. 나치 당이 정권을 잡고, 폭력이 허용되고, 인간의 신성불가침한 생명가치까지도 침해했던 학살이 자행되기까지의 과정을 면밀히 보여준 점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나치라는 정당이 독재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언론의 마비와 함께 정치적 다양성의 상실이 있었고(상대의 존재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것)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이 지점을 매우 정확하게 짚어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히틀러가 정치적 적수들을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제거했던 과정과 이를 감시해야할 언론이 장악되는 과정은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사회가 주춪돌로 삼고 있는 가치와 정의를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특히 조심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얼마 전 본인들을 적으로 간주하는 트럽프 행정부에 대한 지면시위를 진행했던 저널리스트들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에서 갈등을 대하는 태도가 상대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동시대 한국 정치가 취해야할 태도가 무엇인지 더욱 잘 보여주는 역사의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아프리칸 어메리칸 박물관의 내용들 또한 많은 문제의식들을 제게 던져주었습니다.
세계의 여러 국가 공동체 중에서 ‘인종문제’가 가장 먼저 어젠다로 등장했던 곳은 미국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인종문제를 담론화하고 그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했던 곳에서 그 투쟁과 통합, 담화의 과정에 대한 전시를 보는 것은 남다른 감회가 있었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의 여러 시도들과 갈래들을 공부하는 과정 중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흑인 린치 문제에 대한 백인의 변명이 바로 그것인데, “우리의 행위는 백인여성 들의 흑인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The measure is taken to protect womenhood of the white society)는 나름대로 제게 경종을 울리는 인용구였습니다.
제노포비아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대상화가 이루어지는 역사가 과거에도 있었고, 특히 난민문제로 나름대로의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도 대중의 반응에서도 이러한 목소리를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여성문제와 인종문제 사이의 연결고리를 미국사회가 겪은 갈등의 역사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몇몇 기관을 방문하면서 미국 사회의 역동성이 개인의 차원에서, 조금 더 큰 조직의 차원에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통해 정말 깊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정부에서 자금 출자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국제전략연구소와 같은 싱크탱크들이 각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연구를 위해 펀딩(Grant)을 찾아다니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정부기관과 나름대로의 교류를 하는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공부문과 사적부문 사이의 인적교류와 정보교류가 각자 서로에 대한 귀속 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아이캐칭 했습니다. 자유로운 개인들이 모여 하나의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고 그 역동성이 지금의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각 개인의 커리어 또한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띤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에 있다보면 진로에 대해 여러가지 걱정과 고민거리들 때문에 소심해지기 마련인데, 미국의 역동적인 개인들을 보면서 앞으로의 삶에서 조금 더 도전하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도전할 용기를 얻고 돌아와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정치의 중심, 학문의 중심, 기술산업과 혁신의 중심 미국에서 담아온 이미지들은 앞으로의 제 삶에 지속적인 자극을 제공해줄 것 같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강인선 교수님과 조교님들, 그리고 코어 산업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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