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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하계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_워싱턴D.C.] 이세영(독어독문학과)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8-12-18 18:33:27
  • 조회수277

새로움과 익숙함이 공존하는 곳, 워싱턴 DC

1. Welcome to Washington DC!

  처음 공항 게이트를 나와 맑고 푸른 하늘을 보았던 순간이 아직 생생하다. 그 순간뿐만이 아니라 워싱턴에서 보낸 일주일이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워싱턴은 서울의 도심과 같은 역동적인 느낌보다는 전체적으로 평온하고 안정된 느낌이었다. 외형적으로 계획도시이고 건물의 높이 제한 때문에 스카이라인이 낮아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특별히 그 곳에서 본 사람들의 생활 모습에서 분주한 내 마음과 대비되는 느낌을 받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곳곳에서 공원을 보았는데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조깅하는 사람들, 잔디에 누워 낮잠을 자는 사람들에서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곳에 머무르는 일주일만큼은 그동안의 바빴던 삶을 내려놓고 즐기다 오자라는 마음가짐이 가장 컸다. 또한 처음 가보는 미국이었기에 낯섦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만큼 생각하고 느낀 바가 많았던 해외에서의 경험이었다.
  워싱턴이라는 도시에 대한 느낌을 좀 더 말하자면, 수도인 서울에 모든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도시 기능이 분화되어 워싱턴은 오로지 정치의 중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국토 면적의 차이가 그러한 기능의 집중화와 분화를 불가피하게 불러왔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은 도시 기능의 분화가 갖는 장점을 더욱 잘 간직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정 중에 방문했던 정부 기관 중 한국에서는 개방하지 않는 곳도 많고 국민들이 오히려 그 장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워싱턴은 정부 기관이 곳곳에 많을 뿐 아니라 열린 공간이 많아서 정치에 대해 시민들이 좀 더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 같았다.
  또한 일정 중에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예를 들자면, 미국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행자에게 시간을 굉장히 많이 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얼마 전에 다리를 다친 친구와 함께 길을 건너는데 신호등의 시간이 너무 짧았다. 그때서야 신호등 시간이 길게 느껴졌던 이유를 깨닫게 되었고 내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었나 반성하기도 하였다. 사소하고 지엽적인 부분이지만 횡단보도 신호등에서 보행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에서부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미국 사회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예시이외에도 더 많은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2. 다양성 속의 통일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일정을 소화했을 때 한국과 비교하여 가장 다르게 다가온 것은 언어와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만 여행을 해봤던 나는 TV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사회에 내가 있고, 이토록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한 호기심과 신기한 느낌과 함께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선을 긋는 듯 한 나의 모습도 느꼈다. 내가 얼마나 좁은 우물 안에 갇혀있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인종 갈등을 떠올릴 때 항상 흑인과 백인의 갈등이라고만 생각했었고 흑인은 소수자의 입장에서 피해를 일방적으로 받는 위치라 여겼었다. 하지만 일주일간의 여행은 이러한 나의 편협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흑인에게 오히려 내가 차별을 당했기 때문이다. 조지타운 대학 근처의 식당에서 흑인 직원이 우리 조의 주문을 받고 무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말을 했더니 그제서야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었다며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무례하게 행동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했다. 소수자의 위치에 있다고만 생각했던 흑인이 또 다른 대상을 차별할 수 있다는 것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인종 갈등은 비단 미국 사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으로 건설된 국가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인종 문제는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대두되지 않았다. 사람을 구분 짓는 데는 다양한 기준이 있다. 성별, 나이, 종교, 인종 등등. 사람들은 특정 기준 내에 분류된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 집단 내에서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집단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 대조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차이가 차별을 낳는 것이다. ‘다양성 속의 통일’이라 하여 본래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일원적으로 보자는 의미가 아니다. 각기 다른 집단의 차이를 인정하며 하나의 사회를 구성해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미국 사회가 존속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기조였다. 아직까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과 문화가 곳곳에 남아있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차이를 지닌 다른 집단과 자신을 비교하며 비난하기 이전에 각자의 사고부터 점검하고 바른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시야 넓히기

  워싱턴에서 보낸 일주일의 시간은 나로 하여금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게 하였다. 박물관들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특히 부모님과 자녀들과 같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박물관 전시실에 적힌 정보를 단순히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공간도 많아서 교육에 효과적인 듯 했다. 똑같은 것을 봐도 아이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지금 내가 보는 것과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의 반응을 들으면서 관람하는 것도 관람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특별히 일정 중에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기억에 남는다. 방문했던 곳 중에서 나의 전공과 관련이 높았고 가장 가고 싶던 곳이자 그만큼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곳이었다. 처음에 입장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각자 ID card를 하나씩 받는데 그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관람 마지막에 생존자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역사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와 함께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이 어떻게 보면 제일 무서운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대부터 국가가 폭력을 독점했고 개인의 폭력 행사를 금지했다.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오직 한 주체는 국가인 것이다. 정치의 중요성이 그만큼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함께 떠났던 학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얻은 바도 많다. 전공이 그렇데 다양한 집단과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한 것은 대학에 와서 처음이었다. 특히 세미나는 그러한 전공과 지식의 다양성을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고 얻게 된 지식도 많았다. 주제에 대해 활발히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며 단순히 지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물관을 갔을 때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매순간 느낀 점을 메모로 기록해두고자 노력했다. 또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조원들과 방에 모여서 하루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각자 전공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한편으로 다른 조와의 교류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쉽기도 하다.

4. 아는 만큼 보인다

  앞서 언급한 박물관, 세미나뿐만 아니라 CSIS, 월드뱅크를 방문하며 깨달은 점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관심이 있고 관련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분야는 한글자라도 더 읽게 되고 조금이라도 더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알고자 하는 호기심은 있지만 누군가에게 설명을 해줄 만큼의 지식을 얻기에는 짧은 시간이고, 전시관이 많으면 둘러보며 흥미가 떨어질 때도 있었다. 특히 세미나 시간에 이점을 많이 느꼈는데, 평소 정치나 경제 분야에 크게 관심이 없고 아는 지식도 없어서 발제문을 이해하기에 급급했던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한편으로는 다녀와서 미국 정치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접하게 되면 관심을 갖고 한번이라도 더 보게 되는 변화가 생겼다. 경제 분야는 학문적으로 깊게 배워보고 싶은 흥미가 있어서 학교 수업을 통해 찾아 듣게 될 것 같다. 결과적으로 학문을 하는데 동기부여를 잔득 안고 온 셈이다. 끝으로 대학 생활 중에 가장 잊지 못할 경험임을 확신하고 기회를 주신 코어 사업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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