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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소감문-손소원 (자유전공학부, 미학/사회학 전공)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7-07-18 16:20:48
  • 조회수46

아이디어와 협업이 만들어내는 혁신의 공간, 샌프란시스코 (손소원-자유전공학부, 미학/사회학 전공)

  자기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어렵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학생으로, 대학에 와서는 인문학, 사회과학 전공생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해온 나에게 있어 과학, 수학, 데이터 등의 키워드는 내 인생과 ‘관련 없는’, 그렇기 때문에 ‘잘 몰라도 되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2017년 1학기 창업을 생각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모전을 준비하고 대화하면서, 미래 사회를 이끄는 동력으로써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인문학에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시점에서 마침 인문데이터과학 전공에서 주최한 샌프란시스코 대학 및 기업 현장학습이 눈에 들어왔다. 금세 나는 현장학습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궁금증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크게 세 질문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현장 학습을 통해 이러한 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고, 또한 새로운 의문을 얻게 되었다.
  우선,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하며 기업계와 학계가 가지는 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실리콘 밸리 붐 이후에도 여전히 세계 최첨단 기업들은 실리콘 밸리에 모여 있으며 스탠포드는 최고의 창업학교로 명성을 떨친다. 물론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 밸리라는 환경이 제공하는 이점에 대한 연구는 지리학, 경제학 등이 측면에서 이미 많이 이루어져 있으며 수업을 통해서도 지리적 접근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직접 배운 바 있다. 그러나 직접 보고 듣고 싶었다. 이들이 환경과 사람들을 통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는지, 기업이 자리 잡은 이후에도 실리콘 밸리에 사무실을 두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이다. 또한 스탠포드와 UC 버클리로 대표되는 관련 학계(과학, 창업, 디지털 인문학 등)의 상황도 궁금했다.
다녀온 후, 엄청난 경제적 지원과 협업∙경쟁의 공간 제공이 샌프란시스코의 기회이자 보상이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Stratio 설명회에서 들을 수 있었듯이 실리콘 밸리에 집중되는 막대한 지원은 그 곳으로 끊임없이 사람이 집중되게 하는 push 요인이다. 특히나 신생 스타트업이 지원을 받고 스스로를 어필하기에 실리콘 밸리는 최고의 환경이다. 스타트업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투자유치 기회를 제공하며 다른 기업과의 협업도 가능케하는 Plug and Play와 이 기업을 통한 스타트업의 성장은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로 가야하는 이유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의 환경은 중견 기업과 대학에게도 이곳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점을 제공한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양한 신생, 중견기업과 교류하고 스탠포드, UC 버클리와 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 기업에게도 매력적이다. Google이 다양한 기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인수하고 Google로부터 새로운 기업을 창출해내는 힘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모이는 샌프란시스코의 특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스탠포드Poetic Media Lab과 UC 버클리 Digital Humanities Lab이 학생들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학생들이 회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과 프로젝트 팀 섭외를 위한 온라인 시스템, 그리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 지원까지 잘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 두 Lab 모두 돋보였다. 스탠포드와 UC 버클리처럼 서울대 인문데이터과학 전공과 그 연구 환경이 인문학과 기타 학문, 그리고 기술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역시 좋은 연구들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인문데이터과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관련 주제일 경우 학제간 협업을 지원받을 수 있다면, 인문데이터과학 분야의 관심 증가와 연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를 기대한다.

  또한 궁금했던 것은 실리콘 밸리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일반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물론 현장 학습을 통해 방문하고 소통하게 되는 기업이 실리콘 밸리(혹은 더 넓게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하는 기업 중 극히 일부라는 점에서 일반화하기는 조심스럽다. 그러나 방문한 기업들에게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 있었다. 확실한 비전과 이를 뒷받침하는 추진력, 그리고 전문성이다. 세 요소를 하나씩 보면 뻔한 대답일지도 모르지만, 이 세 요소가 실리콘 밸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 조건이라 생각하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방문한 기업들은 모두들 자사의 아이디어와 비전을 명확하게 설명했으며 어떤 기술로 이를 지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재의 장애물까지 진단하고 있었다. Stratio는 하드웨어 생산기업이 가지는 어려움과 이를 타파할 수 있는 자사만의 기술적 경쟁력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고, Historypin은 타사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는 전문적∙적극적 오프라인 활동의 의미와 시민 아카이브가 가지는 정확성의 문제를 방문 당시 설명했다. 이외의 다른 기업들도 아이디어와 이를 지원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으며,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힘을 강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업에서 인문학 전공자는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절반은 답을 듣고 절반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기업 방문에서 사내 인문학 전공자 여부와 그들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경우, 사내에 인문학 전공자가 있으나 질문을 받은 본인은 아니었으며 인문학 전공자가 인문학만 전공한 경우는 드물었다. 또한 인문학 전공자가 상경계열 복수 전공자이거나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대부분의 연사는 이러한 정보와 함께 인간을 파악하는 것의 측면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지만, 과연 이런 추상적 이유가 인문학 전공자를 기업이 고용하고 임금을 지불하는 사유가 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에 관해서는 좀 더 사후조사를 진행하고 싶다.

  현장 학습 전에 가지고 있던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여러 측면에서 아쉬움도 남았다. 우선 현장 학습이 종강 이후 바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팀 차원에서 사전조사를 더 충실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영어에 능숙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인 기업의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 또한 현장 학습에 장애물이 되었다. Softnet Solutions의 빅데이터 기술과 Google의 Voice Recognition 기술의 경우 특히 강연 자체를 따라가기도 버거웠다는 점에서 기업의 전문 기술에 대한 조사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미 완전히 기획된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의 자율성이 제한되었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이와 같은 일정과 이행방식은 사업단 입장에서 제한된 시간과 여건 하에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다음 현장 학습이 기획되고 여유가 있다면, 학생들이 직접 기업을 조사하고 연락해보거나, 현지에서 방문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음 현장 학습에서는 숙소 환경이 개선된다면 현장 학습을 더욱 풍요롭게 이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몇 가지 개선점이 존재하지만 이번 해외 현장 학습을 통해 디지털 인문학을 바라보는 시야의 확장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인문학 연구의 해외 추세를 확인하고, 그동안 도외시했던 여러 기업의 기술과 비전으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과학 기술을 통해 인문학, 그리고 사회과학 연구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학습을 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국, 그리고 서울대에서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와 같은 협업과 혁신의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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