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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합 · 연계전공 해외현장교육]소감문(정치경제철학-김태준)
  • 카테고리해외현장학습 소감문
  • 작성자인문대학
  • 날짜2017-07-18 16:12:40
  • 조회수36

실리콘밸리의 중심에서 인문학을 외치다 (김태준-정치경제철학)

정치경제철학 연계전공생으로서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현장교육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관한 견문을 넓히고 통합적인 인문학 소양을 쌓을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특히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공부하며 평소 과학기술, 특히 데이터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그것이 어떻게 학계와 산업에서 작동하고 있는지에 무지했던 터라,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의 대학과 기업을 탐방한 것은 매우 귀중한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특히 스탠포드의 디지털인문학 연구소를 방문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탠포드의 우수한 연구환경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연구 커뮤니티의 인적, 학문적 개방성이었다. 디지털인문학이라는 포괄적인 학문 아래에서 다양한 학제에서 온 사람들이 협업하며 연구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신기했다. 특히나 스탠포드의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러한 학제적인 협업이 학부 단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디지털인문학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부생들이 단순히 강의를 듣고 개인적 차원의 연구를 수행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구 조교로서 석박사과정생들과 박사후연구원, 교수들과 함께 연구의 일원으로서 연구에 꽤나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기회가 국내 대학들, 특히 서울대학교의 연계전공 과정들에서도 새로이 열려갈 수 있다면 학부생들에게 보다 우수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한편으로, 정치경제철학 연계전공생으로서 디지털인문학이라는 학문 분과가 경제사, 사회심리학, 행태주의 정치학 등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연구와 계량적인 방법론, 나아가 연구의 관심사에 있어서도 상당히 밀접하다고 느꼈다. 달리 말하면, ‘데이터’가 그간 상호적으로 소외되어 왔던 인문학 연구와 사회과학 연구가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 고리로서 기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데이터과학을 매개로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학제적 교육과 연구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디지털인문학과 인문데이터과학의 교육, 연구의 관심 범주가 확장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의 디지털인문학 학계 내에서도 디지털인문학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한정시킬 것인지에 대한 토의가 뜨거울 정도로, 디지털인문학은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학문분과이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말하면 디지털인문학이 그만큼이나 무한한 열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탠포드 강연에서 기억에 남은 질문은, ‘과연 디지털 서비스인 우버를 젠더이론 등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는 디지털 인문학 연구로 인정해야 하는 것인가?’였다. 만약 이 또한 디지털인문학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면, ‘디지털인문학’에서 ‘디지털’은 방법론인 것으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연구대상일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인문학’은 연구대상임과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를 분석하는 일종의 방법론으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인문학의 비배제성이 갖는 이점을 Stamen을 탐방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디지털인문학인 것과 디지털인문학이 아닌 것의 경계는 필연적으로 모호할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그러한 포괄성이 그 전에는 불가했던 새로운 연구 성과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Stamen의 CEO가 설명하기를, 날것의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과학도 사용되지만 동시에 데이터 구조화나 시각화에는 인문학적 고려, 의도가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산출된 결과물은 그 전에는 데이터에서 쉽사리 알아볼 수 없었던 인문학적 함의를 노출시킨다. 디지털인문학, 나아가 인문데이터과학의 개방성이야말로 그간의 인문학 연구나 단순 데이터로부터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 요소에 다름 아닌 것이다.

해외현장교육을 통해 학문을 탐구하고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넓어졌고, 나아가 학업과 진로를 계획함에 있어서도 데이터과학과 관련된 실무적 소양과 학제적, 통합적,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배양하여야 할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추후 해외현장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될 학우들도 자신의 학문적 출신(background)과 프로그램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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